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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a로 본 빨.주.노.초.파.남.보의 세계
이름: 다모토리 조회수: 289 2017-07-03 09:09:14
세상은 무슨 색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난 사진기를 들고 거리를 나서면 우선 색들로 가득찬 주변환경을 보게된다. 사람사는 모습을.. 그리고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런 색들로 둘러싸인 우리의 공간을 그 색대로 그대로 보고 담고 싶은 희망이 있다.

그런데 가끔 위대한 사진작가들이 색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흑백으로 삶에 진정한 희노애락과 감동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나도 색을 없애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끼기는 하지만... 개뿔이나 사진을 진지하게 하지도 않는 나로서는 그런
의미나 결심자체가 냄새나는 싸구려 실내화짝 보다 못한 것을 알고 있으니....그냥 나대로 느끼기로 결정했다....
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오랫만에 다시 만나보는 알파라는 카메라로 우리 동네의 사는 모습들의 색을 한번 담아보았다...음...솔직히
말하면 미리 다짐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찍어놓고 보니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 싶어 그냥 해보는 것이다..쩝
세상엔 온갖 색들이 있지만...무지개 색은 그저 꿈과 희망 뭐 이런 느낌이 있어 한번 대조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삶은 무지개 색인가..... 아니다.....단지 무지개 처럼 빛의 방향에 따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무엇일 뿐이다
그러니 일상은 그저 인간이 살다 사라지는 잠깐의 색의 표현일뿐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반 고흐는 아마도 그걸 알고
있었는 듯 싶다.... 물론 초기 인상파 화가들 대부분이...

그럼... 내가 본 색들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 사용기 - Alpa 6c / 50mm F1.8 switar macro / 필름은 정보가 각기 다름 =



1. 빨강


나에게 있어 빨강은 사실 기억에 별로 없다...어릴 적 뒷동산에 크게 산불이 나서 보았던 뻘건 불기둥이 가장
처음이었고 두번 째 강렬했던 것은 동네 미친 넘이 술주정하며 사람들에게 도끼를 휘둘러 동네 어판장이 붉은 피로
가득했던 징그런 기억뿐이다.......






그런 나에게 빨강이 새롭게 다가온 것은 바로 꽃이었다.....대학교 때 아는 후배로부터 장미도 아닌 이름모를 빨간 꽃을
선물받고는 한참을 그 색에 놀라 쳐다보고 있던 기억이 난다....아...빨강이 주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그 후로 나는
빨간 색에 굉장히 관대해 졌고..미친 척 빨간 폴라티도 입고 했던 기억이 있다....빨간색....그건 내게 일상의 기억중
새로움을 깨우쳐준 그런 색이었지...




2. 주황


주황이라....주황은 명테에서 갓 꺼낸 명란의 색깔이다라고 얘기하면 서울친구들은 날 정말 거지 발싸개 취급했다.....
가서 명태나 잡아라 씬퉁아...하면서 그렇지만 사실 나는 주황색을 빨간색보다 훨씬 더 좋아했다.....강하지도 않으면서
은은한게 꼭 황토물에 물을 타 놓은것 같은 풋풋함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골목을 다니면서 주황색을 가장 많이 본것이 바로 낡은 대문이다. 원래부터 이 색이 칠해져 있는 대문도 있었지만...
실은 어떤 색이 낡아서 바래서 그래서 누런 주황으로 변질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그런 대문의
낡음을 보며 일상 그리고 소통에 대해 생각한다. 주황은 이미 내게 있어 중요한 세상으로 들어가는 커뮤니케이션의 컬러가
된 것이다.




3. 노랑


아..노랑..하면 생각나는 게 있다.. 미대가겠다고 깝치면서 고등학교때 서울에 올라와 홀홀 단신 노량진에서 학원을
다닐 때 장승백이를 통과하는 버스에서 늘 들었던 당시의 히트곡이 바로 김흥국의 최대 히트송인 호랑나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 없는 가요지만 그때는 그런대로 듣고 있으면 흥이나곤 했던것 같다... 그 이후.....
나의 노랑은....어떻게 되었을까?







노랑은 나에게 있어 탈출구같은 색이다...... 학원다닐때 탔던 스쿠터가 그렇고 서울로 떠나던 때 올라탔던 버스 색깔도
그러했고 유럽으로 날아가던 비행기안의 스튜어디스의 스카프 색이 또한 그러했다. 노랑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때 나를
자극한 색이었고 늘 그렇게 봄 처럼.. 그 봄바람처럼 나의 운명을 쥐고 흔들던 어떤 매개들의 색깔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노랑은 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하면..... 설사가 생각난다........쩝




4. 초록



초록은 산과 들의 이미지다....생기있는 그 무엇을 전달하는 이미지다. 그러나 나에겐 끔찍한 이미지도 있다....
MBC 아카데미를 다니던 시절....자갈구이라는 고기집이 마포에 유명했었다....고기판위에 자갈을 올려놓고 그위에
삽겹살을 구워먹는 스타일인데...거기서 벌겋게 달군 돌과 삼겹살을 싱싱퍼런 상추에 담아 먹었다가 돌아가실뻔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또 하나 내게 초록은 군복에 대한 이미지다...아...군대....더 할말이 없다






그러나 그런 초록도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다른 것에 있다. 바로 바람이다..... 나는 촌에서 자랐고 촌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모든 것들은 죄다 초록뿐이었다.....그때 나는 바람의 색은 초록이라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바람의 색이
초록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깊은 산속에서 흔들리는 죽 잎의 산들거림을 본 적이 있는가...그게 바로 바람이다..
생명인 셈이다



5. 파랑


파랑은 그야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다....우선 푸른 바다를 들수 있을 것이다. 바다는 나의 고향이자 꿈이자 삶
그 자체였다...그 파랑색에 더 이상 무엇을 비기리요. 그러던 나는 바다를 등지고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엔 바다가 없었다...푸름이 없었다...내가 푸름을 찾아 헤맨것은 당연지사....







나는 고향에서 보았던 푸르름을 이곳 서울에서 찾았을 때 그 희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선배가 마석이라는 시골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을때 난 자주 그곳엘 찾아가곤 했는데 거기서 난 주물공장에서 나온 푸른 브론즈 색을 보았다....
거무틱틱하면서도 푸른 윤기가 나는 그 청동의 색이란 마치 금속안에 바다를 품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수 없는 컬러링......내게 파랑은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색이다



6. 남색


남색은 군청색...곤색이라고도 불리는 정체성이 약간은 불분명한 색이다. 물론 나에게 있어 그렇다는 이야기다....
약간은 부담이 되는 색이기도 하다. 우울한 골목....낡은 청 자켓.....뭐 이런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자주 찾는 골목의
모기장 색도 대부분 이런 색으로 변색되어 있다





검게 태풍이 몰려들었던 어촌에서 바람부는 날 산에 올라가 본 바다색이 바로 이 남색이었고 바다가 그런 색이 많은 탓에
내 크레용은 늘 남색이 모자랐다. 유난히 싫어하는 색임에도 불구하고 지겹도록 칠하던 색이어서 그런지 아주 상반된 입장에
서면 나는 심장이 퍼렇게 멍드는게 보일 정도이다....



7. 보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색이다.. 그래서 이미지도 별로 없다. 누군가 그랬다....그 색이 얼마나 고급스런 색인데....
너나 세련되라.,,, 난 싫다. 전두환정권 시절 서울시내버스가 보라색으로 전부 바뀌었다.... 이순자의 친척되는 사람이
디자인한 이 버스 디자인의 주축은 보라색이 세련된 색이라는 주장에 근거한 것이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환장할 노릇이었다...내가 보라색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사람에겐 다들 맞는 색이 있다고 한다...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검정이다....보라색은 프린스의 진진한 노래에서나
들려오곤 했고.....촌 동네 보다는 티파니나 미소니같은 멋진 브랜드에 어울리는 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삶을 살다보면 그런 색이 어디있겠는가 하는 것 처럼...색은 잘 차려입은 어떤 것들보다 삶의 일부분이 되어있는
그런 색으로 더 정감있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색을 찍는 다는 것은 그 만큼 재미있는 놀이이고 일상은 그 어떤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색을 차단하는 것도 분명한 주제에 맞는 놀라운 경험이 되겠지만...아직도 난 일상이란 주제에 둘러싸여
있는 색들이 좋다

바래면 바래고..낡으면 낡은.....진하면 진하고 옅으면 옅은 대로...빛이 주는 그 신비로움 스펙트럼의 세계속에 나는
오늘이란 것이 있다고 그런대로 믿는 편이다......그렇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리고 서울은 너무 색이 단조롭고
촌스럽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사람들이 촌스럽고 야박하기 때문은 아닐까.....그저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주장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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