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오래 마신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차는 함께 마시는 사람의 수가 적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8세기 다승(茶僧) 초의선사는 <동다송(東茶頌)>에서 ‘차를 마실 때 객이 많으면 수선스럽고, 그윽한 정취가 사라진다.
홀로 마시면 신묘하고, 둘이 마시면 한적하다. 서넛이 마시면 유쾌하고, 대여섯이 마시면 덤덤하고,
일고여덟이 마시면 나눠 먹이와 같다’고 주장했다.
차는 처음 마시면 그저 쓰거나 밍밍하다. 참맛에 익숙해지려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한다.
처음 2, 3년은 맛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렵다. 하지만 계속해서 마시면 차의 다섯 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법정 스님은 차의 오묘한 빛과 향기와 맛이 ‘밤의 별빛과 맑은 바람과 이슬 그리고 안개 구름 햇볕 눈 비…
이런 자연의 맑디맑은 정기가 한데 엉겨 나는 것’이라면서, 차를 진지하게 계속 마시다 보면 자연히 차의
색·향·미(味)의 참맛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추사 김정희가 차를 마시며 남긴 다시(茶詩) 한 수가 전한다.
‘조용히 앉아서 반쯤 차를 달이니 향기가 비로소 들리고
일어서 움직이면 물이 흐르고 꽃이 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