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퀘퀘하지만 뭔가 있는...
오래 고민한 흔적이 없는 (다분히 주관적인견해임) 시나리오를 들고 있는 감독을 본다.
신나게 결말을 향해 내닫는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움직이는 배우들의 부산함이 느껴진다.
스토리에는 힘이 없지만 배우들의 눈엔 힘이 넘친다.
이선균과 서우..
감독은 그저그런 운동권과 흥분없는 야설을 섞어놓은 간단한 시나리오를 배우의 힘으로
밀어부쳐 모호하지만 그럴듯한 멜로물을 하나 탄생시킨다.
아쉬운건 스토리에 여류감독답게 지저분한 복선을 너무 많이 깔아놓아서...
관객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만 빼고는...
한 가지 답을 던져주면 예스, 노 라고 단순하게 말하던 관객들이...
'사지선다'를 던져주면 그 중에서 하나를 고르려고 고심한다는 것을 감독은 이미 알고 있다.
영화의 주제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게 감독의 힘이다. 즉, 감독의 능력이다.
영화 '파주'는 일반의 한국영화에서 보는 현실감 떨어지는 배경이나 설정에서 나름대로
벗어나 있다. 시공간적 구성은 몰입까지는 못해도 적절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집중력은 있다.
이창동의 밀양처럼...
서우의 연기는 비약적이다. 생각보다 놀랐다. 단지 이선균의 변화없는 캐릭터가 아쉽다.
이선균은 파주의 연기에 딱 그만이지만... 이제 그 캐릭터를 좀 버리고 맨발의 기봉이 같은
캐릭터를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복잡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이 친구를 쓴거겠지만..
스포일러는 패쓰하고
감독은 영화의 결말을 열어놓았다.
그게 속이 편하고 보기에도 좋아보였으리라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해피엔딩을,
아니면 불행한 결말을 직접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촌스럽기 그지 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모호하지만 애틋하다.
서우가... 중식을 보험사기로 구속시켜 철대위에서 열외시키고, 집을 팔아가면서까지 이경영의
깡패집단과 딜을 하고 떠나는 장면은.... 진실과 혹은 그 실체에 존재하는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들을 중첩적으로 쌓아올린 한마디로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모호하면서도 알 수 있을듯, 없을듯한 그런 여자들만의 미묘한 심리...
그 경계의 선에서 서우의 표정연기는 관람료를 상쇄하는 뭔가가 있음을 느낀다.
'파주'는 쉽게 지나치면서 보면 간단한 영화지만...
집중해서 보면 여러가지 복잡미묘한 심리가 배우에게서 물밀듯이 전달되어 오는 난해한
심리극을 갖춘 영화중 하나다.
간만에... 한국영화의 또하나 진지한 볼거리를 전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젊은 감독들의 비약적인 영상전개 능력이 또 다른 우리 영화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게 해준
영화이기도 했다.
말꼬리.
질투는 나의힘에서도 그랬지만... 영화의 홍보나 포스터 부분에서 이제 삼류스타일의 복고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치졸한 마케팅 전략은 그만 했으면 한다는 것 정도...
처음엔 치기라고 해도 이젠 감독의 명성도 있으니...제대로 홍보했으면 한다.
"이 사람 사랑하면 안되요?" " 안된다고 하니까 더 가지고 싶어졌다...."
이게 뭐니...이게... 쩝
정말 맨발의 신세가 되어...
KLM... 다시는 안 탑니다...
어디선가 가방이 터져, 빈 가방만 왔어요;;;
팬티 두 장과 양말 한 켤레만 싣고...
맨발만은 면하라는 계시인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