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직업세계는 아주 심한 농한기라...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영화들을 다 디비고 있다.

행복한 고민이기도 하겠지만 본인에게는 늘 즐거운 시간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 본 영화...The Visitor의 경우는 좀 색다른 경험을 오랜만에 나에게 안겨주었다.



The Visitor, 2007


토머스 맥카시, 리처드 젠킨스...
영화 내내 두 사람의 얼굴과 생각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영화세계에 흠뻑 심취했다.


영화는 다양한 장르를 내포하고 있는 분야다.
드라마, 코미디, 공포, 호러, 액션, 미스테리, 스릴러, 그리고 SF 까지...
그 많은 영화들 중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영화를 고르는 것은 영화의 첫 즐거움에 속한다.
가끔 어떤 선택들은 축복받지 못할지라도... 또 다시 만나게 될 짜릿한 영화를 꿈꾸며 디비는 건
우리가 그 짓을 절대 멈추지 못하는 까닭이다.


The Visitor는 좋은 영화다. 멋진 영화다. 작은 감동이 사실적으로 그리고 잔잔하게 그려진다.
미국이란 나라의 정체성과 이방인들에 대한 그들의(국가적인_적대적인)사고방식, 거기서 드러나는 현실적 한계...
관계와 만남, 지속적이거나 그렇지 못한 연민에 대한 안타까움 등..





토마스 맥카시는 그러한 일상의 작지만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를 진한 감동으로 포장해내는데 성공했다.
이런게 가끔 영화를 보는 맛이다.


인간관계에 대한_ 어떻게 사람들이 친밀함을 느끼는가?_ 일상의 고찰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된다.
일생의 지루함을 덜어낼 길 없는 노 교수가 뉴욕의 빈 자신의 아파트에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찾아오는
순간부터...거기서 만난 이방인 투숙객(사기를 당해 집을 구한 시리아 남친과 세네갈 여친)사이에 싹튼 우정과
불법체류자였던 남자의 구속으로 인해 만나게 된 그의 엄마와 진행되는 잔잔한 연민은...
영화내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지루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그 힘은 배우 리처드 젠킨스의 연기력에서 비롯된다.
젠킨스는 이 영화로 모스크바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무것도 아닌_드라마적인 요소가 없다고 생각되는 모든 나날_일상은 실상 다 드라마다.
오늘도 우린 누군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있으며 그 찾음에 대한 동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상은 무미건조한 것이 아니며,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단지 자신 스스로 모르고 있었던 것 뿐이다.

영화 내내 난 이런 생각을 하게된다.
사람관계에서 억지스럽고 아쉽고 구차한 것들은 다 모두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진정한 것은 내면에서 느끼는 것이다. 있음으로 해서 행복한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 관계를 존중할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젠킨스의 연기는 우리가 얼마나 악다구니같이 사랑을 표현하고 있으며 또 그런 인간관계를 피상적으로
느끼며 살고 있는지 반문하게 만들어준다. <스모크>에서 윌리엄 허트의 연기를 보고나서 짠한 감동을 받았을때의
느낌이 입속의 백반처럼 소름끼치게 살아 올라온다.


나의 일상에서, 나의 관계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영화 The Visitor는 통렬하게 그동안의 미심쩍었던 나의 인생을 잔잔하게 반추해 준다.
내가 의심하던 것들, 비로소 나여야만 했던 것들, 이기적인 것들에서 한발짝 물러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

The Visitor다..




감독, 각본_토마스 맥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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