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화면이 난무하는 극장가에 강력한 대항마가 나타났다.
월터 킴의 동명블랙 코미디소설을 '주노'를 감독한 제임스 라이트만이 천재적인 스톨리텔링 구조로 풀어놓은
영화 '인디에어'다.

간만에 등장한 이 멋진 영화의 주연은 이만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정도로 완벽하게 배역에 흡수되고 있는 조지 클루니다.
영화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 영화의 주인공 라이언 빙햄은 이른 바 해고전문가이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35만 마일에 달할 정도로
미국 전역의 다양한 회사를 다니며, 부하직원을 차마 해고하지 못하는 상사를 대신해 해고를 담당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다.
그러던 어느날, 라이언의 회사에 새로운 여직원 나탈리가 일을 시작하는데, 그녀는 직접 출장을 가는 대신,
화상 회의로 해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제, 라이언은 출장을 가는 대신,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회사 본사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는 라이언이 소중히 여겨온 삶의 방식을 위협한다.
이제 라이언은 나탈리에게 그녀의 이론이 틀렸음을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데리고 출장길에 오른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직업이 가진 진실을 깨닫는 동안, 라이언은 자신의 삶의 방식이 무너지고 있음을
알기 시작하는데… "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커뮤니티 전체가 지니는 소속감과 유대, 그리고 개인이 지니는
현실과 도피.. 각 2가지 요소들이다.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은 대개 돈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독립적인 개인들 역시 그건 마찬가지다. 제임스 라이트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니는 직업과 소속감이 주는 안정감과
비교해 그만큼 허술하고 독단적인 해고라는 주제를 영화 전면에 배치시켰다.
그러나 여기서 좀 더 본질적인 스토리는 라이언의 일상에 맞추어져 있다. 영화의 주인공 라이언은 가정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독립적인 공간은 존중하되 정착하지 않는 자신의 일상을 파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독신남이다.
거기에 젊고 당찬 여직원 나탈리가 회사에 화상해고 시스템을 들고 오면서 자신의 일상에 대한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급기야 누이의 결혼식을 이유로 거뜰떠 보지도 않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맞는다.
여기서 가정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제임스 라이트만의 위트가 여기서 진면목을 드러낸다.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알렉스라는 여인....처음엔 그냥 쿨하게 만나는
원 나잇 스탠드 상대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왠지 모르게 그녀가 끌리고 급기야 그 역시 정착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내달린 것이다.

그리고 무작정 찾아간 시카고 그녀의 집 대문앞에서의 만남....
감독은 이러한 라이언의 이중적인 시선을 직장과 가정이라는 교묘한 장치를 통해 통렬하게 비웃고 있다.
그가 일상에서 처음으로 느낀, 그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어떤 여인에게서 그의 존재가 그저 '짬_현실도피'뿐이었음을
깨달아가는 대목에는 진한 페이소스까지 느껴진다.
" 넌 내 현실에서의 도피처지, 진정한 현실은 아냐..."
라고 말하는 알렉스에게 뒷통수를 맞은 라이언은 자신이 살아온 일상의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
미국 개봉시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시카고 선타임즈는 별 넷 만점을 부여했고 워싱턴 포스트 역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초시간적 작품…유머와 가슴,
그리고 머리를 지닌 영화.” 라고 찬사를 보냈다.
3월 11일 개봉이다. 극장에서 다시한번 꼭 봐야 할 영화목록에 일단 넣어두자.